난 할아버지처럼 조용한 산이나 계곡을 좋아한다.
장엄한 절벽, 웅장한 폭포같은 대자연도 좋아한다.
길어봐야 수천년인 인간의 역사에 비해서
수천만년동안 만들어진 예술작품을 좋아한다는건 이상할게 없지 않나.
브뤼셀 집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캉브르숲과 스와뉴숲이 있다.
난 도시에 있는 숲이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
라고 무시하면서 여지껏 가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But..Mais..しかし..

숲이 부뤼셀만했다..-_-;;
자전거타고 집에서 한 20분쯤 가면 스와뉴숲의 입구인 캉브르숲에 도착할수 있다.
굳이 자전거를 타지 않고 트램이나 버스를 타도 올수 있는데
난 스와뉴숲 끝까지 가볼 생각으로 자전거를 탔던거였다. 후..

캉브르숲은 뭐랄까
가족끼리 놀러와서 돗자리 펴놓고 잔디밭에서 뒹굴거리는 밝은 분위기였다.
혼자서 일인용 돗자리 깔고 누워있으려니 뭔가 처량한 분위기라
얼마 안있다 자리를 떳다..

스와뉴 숲 끝까지 도로가 이어져있어 난 쉬지않고 달렸다.
근데 왜 끝이 안보이는걸까..
사방이 시커먼 나무니 방향감각이 사라져간다.
마침 운도 좋게
출발하기 바로전 마지막으로 지도를 확인하고선 책상에 흘리고 온데다
네비게이션은 커녕 나침반도 없었다.

숲 전체가 딱 사진같은 분위기다.
뭔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죽은 나무고목은 꼭 자고있는 곰처럼 생겼다..-_-;;
한시간정도 계속 달리다보니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도시만한 숲 한가운데에 혼자 덜렁 남겨져있고 사람도 없지,
구름은 시커멓게 몰려와서 빗방울도 떨어지지.. 울고싶었는데 눈물은 안났다.-_-;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아주머니 한분을 만나서 길을 물어 무사귀환을 했다.
돌아와서 어디까지 갔는지 보려고 표지판 사진을 찍었는데
길을 헤메고 있던데가 숲의 거의 끝자락 이였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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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하는 말이지만..
날씨좋은날 둘이 손잡고 같이 걸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