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동네 이름은 'Raoued(라우에드)'라고 한다.
농어촌 마을이라 불어를 할수 있는 이웃이 몇 없는데
불어를 하는 몇안되는 사람중 한명이 바로어부아저씨 까멜이다.
까멜이 그날잡은 생선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저녁에 차가 없을때는
내가 항구까지 태워다 주면서 꽤 친해져서 몇일전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대문에 들어서는데 마당에 정신지체로 보이는 여자애 두명이 보인다.
딸이 있는데 아프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었지만 그정도로 심각한 수준인줄은 몰랐었다.
둘다 15살정도 되어보였는데 장애인학교가 많지 않고 교육비가 비싸 그냥 집에서 돌본단다.
두 딸을 데리고 같이 집안에 들어가니 5~6평쯤 되어 보이는 안방에 매트리스 예닐곱개쯤이 놓여있고
방 제일 안쪽에는 올해로 105살된 까멜 할아버지가 또 계신다.
눈도 시력이 거의 없으신듯 보였고 지팡이 두개를 짚고 겨우 이동을 하실수 있는 정도였다.
그렇게 한방에서 온 가족이 자고 생활하는 듯 했다.
방구석에 있던 29인치쯤 되보이는 브라운관 티비를 까멜이 자랑하는데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다.
우리집에는 얼마전 마트에서 장만한 42인치 벽걸이 LCD (PDP도 아니고.)가 걸려있는데
혹시나 우리집에 들어와서 그걸 보게 된다면 자기 티비를 자랑한 까멜은 얼마나 창피할 것이며,
난 미안해서 얼굴을 들수가 없을꺼다.
티비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그 모습들 (아픈 두딸과 할아버지 그리고 생활환경) 을 봤을때 가슴이 탁 막혀오는데
그건 동정심이였을까 안타까움이였을까.
까멜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고, 그 아픈 딸들도 내가 있는 내내,
정말 행복해 보일 정도로 웃고 있는데 나는 뭐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는걸까.
지금까지 얘기는 픽션이라고 생각해주기 바란다.
남에 얘기를 공개된 온라인 상에 하면 안되는건데 생각을 좀정리해 두려고 이렇게 포스팅을 한다.
좋은 경험인지 불쾌한 경험인지 아직도 판단이 안되고 있다.